만약 우리가 SNS에서 받은 "좋아요" 수에 따라 복지 혜택이 결정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 질문은 현실적으로 다소 과장된 상상일 수 있지만, 이미 우리의 사회는 점차 디지털 평판 시스템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영향력과 타인의 반응이 실제 삶의 기회와 연결되는 시대에, 복지제도 역시 이러한 흐름과 무관할 수 없습니다. 본 글에서는 SNS와 복지의 연결 가능성을 중심으로, 디지털 평판이 사회제도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그로 인해 고려되어야 할 윤리적, 정책적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SNS 평판에 따른 시스템의 진화
SNS는 이제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나 지인과의 소소한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된 SNS가, 이제는 누가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더 "괜찮은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평판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좋아요" 수, 팔로워 수, 공유된 게시물의 반응 등은 개인의 온라인 평판을 수치화한 결과물이며, 이는 때로 오프라인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채용 시 지원자의 SNS 계정을 참고하기도 하고,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이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온라인 활동을 넘어 개인의 사회적 신뢰도까지도 측정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나아가 일부 국가는 온라인 평판을 제도적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중국에서 도입된 "소셜 크레디트" 제도는 개인의 행동을 점수화하여 대출 가능 여부, 교통수단 이용 제한, 심지어 자녀의 학교 배정에도 영향을 주는 체계입니다. 이처럼 디지털 평판 시스템이 사회 시스템과 결합되면, 개인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가 복지 제도와 맞물린다면 어떨까요? SNS에서의 평판이 복지 혜택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면, 이는 공정한 사회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 될까요? 지금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2. 우리가 놓치고 있는 디지털 복지의 진실
디지털 복지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복지 시스템을 재설계하려는 흐름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특히 SNS 기반의 복지 시스템은 개인의 온라인 활동을 사회적 기여도로 평가하고, 이를 복지 혜택과 연계하려는 시도를 포함합니다. 이를테면 환경 보호, 정신 건강, 반려동물 보호 등 공익적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이를 확산시킨 사람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나 포인트, 혹은 공공 서비스 우선권을 제공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은 전통적 복지가 포착하지 못했던 "비가시적 가치"를 인정해 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려도 존재합니다. SNS는 기본적으로 이미지 중심 플랫폼이며,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가 주목을 받기 쉽습니다. 이는 외모나 촬영 장비, 콘텐츠 제작 능력 등에 따라 기회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SNS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반응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인기가 있는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결국 좋아요 수나 조회 수 같은 수치는 단순한 사회적 기여보다는 플랫폼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디지털 접근성입니다. 고령층, 기술 소외 계층, 시각, 청각 장애인 등은 SNS 자체에 접근이 어렵거나 콘텐츠 제작에 한계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러한 플랫폼 중심 시스템이 복지 혜택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본래 복지가 추구해야 할 평등성과 포용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복지란 결국 "누구나"의 삶을 지탱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어야 하며, 플랫폼 사용 능력이나 온라인 인기 여부로 혜택을 차등화하는 구조는 그 본질과 어긋날 수 있습니다.
3. "공감의 깊이"가 미래 사회 방향
앞으로 다가올 복지의 방향은 단순히 소득이나 연령에 따른 지원을 넘어, 개인의 사회적 기여와 정서적 가치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SNS 기반 평판 복지는 흥미로운 시도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거나, 지역 사회 문제를 조명하며 연대를 이끄는 활동을 한 이들이 공적 지원을 받는다면, 그것은 새로운 차원의 "사회적 공헌"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사회적 기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보였다고 해서 기여라고 볼 수는 없으며,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둘째,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접근성 보장이 필수적입니다.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진정한 평판 복지 체계가 구축될 수 있으며, 기술적 능력이나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복지 기회가 갈리는 구조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가 "보이는 사람"보다 "보이지 않는 사람"을 더 주목해야 한다는 본래의 철학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SNS는 기본적으로 "노출"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기에, 침묵하거나 배경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점점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지 시스템이 SNS 기반으로 설계되더라도, 그 속에 담긴 가치와 방향은 여전히 사람 중심이어야 하며, 기술과 데이터는 그것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결국 미래 복지는 포용성과 공정성, 그리고 "존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SNS는 그 과정에서 하나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뿐입니다.